과학 속의 스포츠 ⑦ 손흥민의 무회전 킥의 원리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손흥민이 드리블하고 있다.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스포츠는 우리 생활 속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육상 100m나 양궁 사격에서부터 규칙이 복잡한 프로야구나 미식축구 등 모든 스포츠에는 과학이 숨어 있다. 스포츠 속에 숨어 있는 과학을 이해하면 스포츠는 우리에게 더욱 재미있게 다가온다. [편집자주] 지난 24일 서울상암동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선 한국 대 이란 전에서 전반전 끝날 무렵 손흥민 선수가 중거리 슛을 성공 시켜서 한국이 1대0으로 앞서 나갔다. 손흥민 선수의 슈팅은 약 18m 정도의 거리에서 쏘았고 공은 골키퍼 손을 맞고 골대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당시 손흥민의 찬 볼은 무회전이었다. 손흥민 선수도 나중에 골키퍼가 막을 줄 알았는데 운이 좋았다고 말했지만 사실 무회전 킥은 골키퍼가 막기 쉽지 않다. 축구 선수가 찬 공이 회전하면서 휘는 현상을 ‘마그누스 효과’라고 부른다. 1852년 독일의 물리학자 하인리히 구스타프 마그누스는 대포에서 발사된 포탄의 날아가는 궤도가 휘는 현상을 연구하다가 공기 속에서 회전하는 물체에 힘이 작용하여 이동 궤도가 휘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그런 현상을 ‘마그누스 효과’라고 이름을 붙였다. 마그누스 효과를 쉽게 설명 한 것이 ‘베루누이의 정리’다. 베르누이의 정리는 “공기의 흐름이 넓은 곳에서 좁은 곳으로 이동하면 속력이 증가하고 압력이 감소하지만 반대로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이동하면 속력이 감소하고 압력이 증가한다는 내용이다. 공기의 속력과 압력은 반비례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빠르게 달리는 버스나 기차를 타고 창문을 살짝 열면 바람이 빠르게 들어온다. 이 때 창문을 좁게 열면 열수록 바람의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바람이 바깥의 넓은 공간에서 좁은 창문 통로를 지나면서 압력 차이가 생기고 속력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축구선수가 강하게 찬 공이 휘어져 날아가는 것도 바로 이 ‘베루누이의 정리’ 때문이다. 축구선수가 오른발 안쪽으로 공을 감아서 차면 그 공을 위에서 보았을 때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날아간다. 공이 앞쪽으로 날아가고 있을 때 공은 바람의 저항을 받아서 당연히 공기의 흐름을 거스르게 되는데 그 때 날아가는 공의 오른쪽 공기의 흐름이 느려진다. 그러면 오른쪽은 베르누이의 정리에 의해 공기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반면에 왼쪽의 공기의 흐름은 오른쪽에 비해 빨라지고 기압은 상대적으로 감소한다. 그래서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공기의 특성 상 축구공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향하는 힘을 받게 되고 이동 궤도가 포물선을 그리게 되는 것이다. 그 때 공의 회전수가 많을수록 마그누스 효과 때문에 축구공 양쪽의 기압 차가 커지면서 공이 더욱 빠르게 휘게 된다. 세계적인 정상급 축구선수들은 1초당 10번 이상 회전하는 강한 킥을 구사함으로써 공이 더욱 많이 휘도록 하게 하는 것이다. 지난 3월24일 이란 전에서 손흥민 선수는 이란의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이란 선수 4명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손흥민 선수는 드리블을 하다가 오른 발로 공의 한가운데에서 약간 밑 부분을 강하게 찼다. 이때 공은 회전을 하지 않았다. 무회전 킥이었던 것이다. 무회전 킥은 마그누스 효과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회전하지 않고 강하게 날아가는 공은 마주오던 공기가 뒤로 흐르면서 공기가 축구공의 위와 아래로 갈리면서 공의 뒷면에 강하게 소용돌이가 생기게 것이다. 이 소용돌이를 ‘카르만 소용돌이’ 또는 ‘카르만 효과’라고 한다. 지난 1911년 헝가리의 응용물리학자 카르만이 발견 한 원리다. 카르만이 원통 속에서 물체가 적당한 속도로 움직일 때 물체의 뒤에서 연속해서 발생하는 소용돌이를 발견 했는데 바로 카르만 소용돌이다. 여기서 무회전 킥의 원리를 알 수 있다. 축구선수가 공의 밑 부분을 강하게 차면 공기가 날아가는 공의 표면을 타고 뒤로 흘러가면서 위아래 양쪽에 번갈아 반대 방향으로 도는 소용돌이가 생성된다. 소용돌이의 중심은 상대적으로 기압이 낮다. 공기는 기압이 높은 것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을 하기 때문에 소용돌이 쪽으로 공기가 이동하게 되고 이때 공이 심하게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위와 아래 중 어느 쪽의 소용돌이가 더 강한지에 따라 공기의 흐름이 바뀌어서 공이 위와 아래로 요동을 치게 된다. 무회전 킥은 소용돌이의 발생 현상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날의 온도와 습도 등에 영향을 받아 어떻게 움직일 지는 무회전 킥을 찬 키 커도 모르게 된다. 마치 너클볼을 던진 투수가 자신이 던진 공이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는 것과 똑같다. 무회전 킥을 정확하게 차기 위해서는 몸과 공이 일직선이 돼야 한다. 디딤 발을 최대한 공 가까이에 두고 발 안쪽 면과 발등의 중간 부분을 이용하여 공을 차는 것이다. 이때 차는 부위는 공의 중앙에서 약간 밑 부분이어야 하는데 그래야 공이 일직선으로 날아가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손흥민의 무회전 킥을 마주한 이란의 아미르 아베드 자데 골키퍼는 공이 심하게 아래위로 흔들리면서 날아왔기 때문에 막기 어려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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